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하는 워런 버핏은 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신뢰하는 지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 하나를 꼽았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펴볼 버핏지수입니다. 2026년 초 현재,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 열풍과 금리 정책의 변화 속에서 연일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표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버핏지수가 무엇인지, 어떻게 계산하는지, 그리고 현재 시장은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버핏지수는 한 국가의 전체 상장 주식 시가총액을 그 국가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하여 산출합니다.
쉽게 말해 한 나라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총생산액 대비 주식 시장의 덩치가 얼마나 큰지를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실물 경제라는 바닥과 금융 시장이라는 상부 구조 사이의 균형을 측정하는 잣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버핏지수 = (전체 상장 주식 시가총액 나누기 명목 GDP) 곱하기 100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 비율이 특정 범위를 벗어날 때 시장이 매우 위험하거나 혹은 매우 매력적인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성장 속도보다 주가가 너무 앞서나가 시가총액이 GDP를 압도하게 되면, 이는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가 됩니다.
버핏지수는 수치에 따라 시장의 상태를 다섯 단계 정도로 구분합니다. 역사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립된 이 기준선은 투자자들이 공포와 탐욕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75퍼센트 미만: 시장이 매우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역사적으로 이 구간은 강력한 매수 기회로 여겨집니다.
75퍼센트 이상 90퍼센트 미만: 적정 가치보다 다소 낮거나 적절한 수준입니다. 투자하기에 비교적 안전한 구간입니다.
90퍼센트 이상 115퍼센트 미만: 적정 가치 수준입니다. 주가가 경제 성장과 보조를 맞추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115퍼센트 이상 135퍼센트 미만: 시장이 다소 과열된 상태입니다. 신규 진입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135퍼센트 이상: 시장이 매우 고평가된 상태입니다. 역사적인 폭락이나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 구간입니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과거 IT 버블 당시나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이 지수가 급격히 상승하며 경고 신호를 보낸 바 있습니다. 버핏은 지수가 200퍼센트를 넘어서는 것을 불장난에 비유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2026년 1월 현재, 미국의 버핏지수는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명목 GDP는 약 29조 5천억 달러 수준인 반면, 뉴욕 증시의 전체 시가총액은 60조 달러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산해 보면 현재 미국의 버핏지수는 약 203퍼센트에 달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매우 고평가 단계인 135퍼센트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은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실물 경제의 성장 속도보다 AI가 가져올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간스탠리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2026년 6월로 늦춘 이유 중 하나도 이러한 자산 시장의 과열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시장의 버핏 지수는 미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2025년 말 기준 한국의 명목 GDP는 약 2,400조 원 수준이며, 작년 한해 눈부신 상승을 거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시가총액은 약 4,000조 원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이를 계산하면 한국의 버핏 지수는 약 100퍼센트 안팎이겠네요.
미국이 200퍼센트를 넘기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 수십년동안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현상 때문이었는데 낮은 주주 환율, 불투명한 지배구조,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 등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버는 돈에 비해 시장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좀 나아지겠지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버핏지수 관점에서만 본다면 한국 시장은 미국 시장보다 하락 위험이 적고 가격 매력이 높은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로 인해 증권사로 유입된 자금들이 이러한 저평가된 국내 우량주로 유입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제가 소개드리는 이 인덱스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첫째, 현재의 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돈을 법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미국 국내 GDP와만 비교하는 것은 수치를 실제보다 높게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금리 환경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는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므로 버핏지수가 평소보다 높게 형성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셋째, 무형 자산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현대 경제는 공장이나 설비 같은 유형 자산보다 소프트웨어, 브랜드, 특허 같은 무형 자산의 비중이 커졌으나 GDP는 이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버핏 지수는 시장의 대략적인 온도계를 측정하는 데 유용하지만, 이를 맹신하기보다는 PER(주가수익비율), 금리 수준, 기업의 실적 성장세 등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1,500원 선을 위협하는 환율과 늦춰진 금리 인하 시점 속에서 200퍼센트를 넘긴 미국의 버핏 지수는 분명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증시가 크게 하락하거든 피자인덱스를 주목하라